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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건/미제사건

부산 온천동 커피숍 여주인 살인사건. <미제>

by O.N.E 2021. 1. 14.







부산 온천동 커피숍 여주인 살인사건. <미제>


2001년 3월 12일.
부산 동래구 온천동에 위치한 크리스탈 커피숍에서 종업원으로 근무하던 김씨가 출근 시간 9시에 맞춰서 가게 앞에 도착합니다.
이 커피숍은 30~40평 정도 되는 작지 않은 규모였는데, 낮에는 음료를 제공하지만 밤이 되면 술을 판매하기도 하는 가게였죠.
이 날 사장님이 먼저 출근을 했는지 커피숍 문은 열려있었습니다.
김씨는 평소처럼 안으로 들어갔는데 눈앞에는 아주 낯선 장면이 펼쳐져 있었죠.
중앙에 위치했던 아주 큰 화분이 쓰러져있었고, 바닥과 기둥, 카펫 등 홀의 이곳 저곳에는 붉은 피가 튀어있었습니다. 이 건 분명 안 좋은 일이 생긴거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죠.
그래서 김씨가 가게 안을 살피면서 사장님을 찾기 시작하죠.
하지만 사장님의 대답이나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녀가 가게 안쪽에 위치한 화장실로 향하게 됐고 조심스레 문을 연 순간,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게 됩니다.
눈 앞에는 커피숍 여사장인 이씨가 아주 잔혹하게 살해당한 채 쓰러져있었습니다.
발견 당시, 이 사장의 하의는 모두 벗겨져 있었고, 온 몸은 피로 뒤덮여있었죠.
김씨는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됩니다.


 


도착한 경찰이 현장검식을 시작했죠. 사체는 곧바로 국과수로 옮겨졌고 부검을 하게 됩니다. 
부검 결과, 이 사장은 상흔에 의한 과다출혈로 사망한 것이 밝혀집니다. 
그녀의 몸 곳곳에서 총 54곳을 칼로 찔린 상흔이 있었는데, 여기에 특이한 점은 이 상처들이 다 같은 형태가 아니였다는 점이였습니다.
즉, 흉기가 한 개가 아닌, 최소 2~3개 이상 이였다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 건 한 사람에 의한 살인이 아니라 최소 2~3명 이상이 저지른 다수의 범행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과연 누가 그랬을까요? 그녀에게 평소 원한을 가지고 있던 무리들이 있었던 것일까요?






현장을 조사하던 경찰은 범인이 현장에 남긴 결정적인 증거를 발견합니다.
쌀포대 위에 찍혀있던 피묻은 족적. 경찰은 이것을 추적해서 빠르게 범인을 검거할 수 있을거라고 희망을 걸게 됩니다.
하지만 이 족적과 일치하는 신발의 브렌드는 렌드로버였는데, 문제는 성인 여성용 사이즈였습니다.
발견된 이씨의 상태와 잔혹성으로 봤을때, '당연히 이건 남성의 범행일 것이다.' 라고 여겼는데 발견된 족적이 여성의 것이였던 거죠.

2001년 그 당시 커피숍 일대에는 cctv가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에 추적은 고사하고 명단 확보마저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기때문에 그날 가게 안, 테이블 위에 남겨져 있던 흔적만 가지고 많은 것들을 추정해야 했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잔들이 놓여져 있었는데 이는 '그 전날 누군가 술을 마시고 있었다.' 라는 증거였죠.
몇 개의 테이블에는 유리잔과 지문이 남아있었습니다. 
하지만 종업원들이 어젯밤 방문했던 손님들을 일일히 기억해 내는 것은 좀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수사관들은 최면술사까지 동원했다고 합니다.
다행히 결과는 나쁘지 않았고, 종업원 중 몇명이 퇴근하기 직전까지 가게에 남아있던 사람들을 기억해 내게 됩니다.

경찰은 그들을 상대로 집중적인 수사를 해나갔죠. 
이날 방문했던 손님들이 그 시간대에 무엇을 했는지 행적을 파헤치고, 알리바이를 묻고, 소지품을 뒤졌지만. 

이상하게도 그 어느 누구한테도 의심할 점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범행 당시 이용됐을 걸로 추정되는 흉기나 옷, 신발 등에 혈흔이 많이 묻어 이것을 은폐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을 가지고 수사를 했지만 전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사장 이씨는 혹시 모든 손님들이 다 떠난 이후에 살해 당한 것은 아닐까요? 


안타깝게도 이날 현장에는 피묻은 족적, 손님들의 지문을 제외한 그 외에 중요한 증거는 없었다고 합니다. 

목격자도 없었기 때문에 용의자를 특정하는 것은 쉽지 않았죠.





그렇게 부산 온천동 커피숍 여주인 살인사건의 수사는 지지부진 해지고 경찰은 그저 제보를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이씨에 대한 이상한 소문이 경찰의 귀에 들어오게 됩니다.
그녀가 많은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준 적이 있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돈을 빌린 사람이 그 빚을 탕감받기위해서 살인청부를 한 것이다.' 라는 소문이였습니다.

경찰은 이 소문을 흘려듣지 않았고 곧바로 사건 당일 알리바이가 확실하지 않았던 주변 폭력배들을 대상으로 수색과 탐문을 벌이게 되죠.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소득은 없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씨 가족, 친척들까지 용의선상에 올려 수사를 했지만, 혐의점이 없었죠.

사건이 발생한지 열흘이 지났는데도 진전이 없자, 경찰은 결국 수사 일력을 일부 교체한 후에 처음부터 다시 이 사건을 되짚어 보기로 합니다.





새로운 수사팀에서 가장 우선시 한것은 현장조사였습니다. 
혹시라도 경찰이 초기조사에서 놓친것이 있을 수 있기때문이였죠.
그렇게 다시 현장에 가서 조사를 해보니 이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아주 중요한 증거가 나오게 됩니다.

초기에 경찰들은 많은 테이블들 중에 술병이나 잔이 올려져있던 테이블을 위주로 조사를 했었는데, 아무것도 올려지지 않았던 테이블 밑에서 양주 헤네시 뚜껑이 발견된 것이였죠.
수사를 해보니, 사건 당일에 피해자 이씨가 인근 양주 전문점에서 이 헤네시를 구입했던 것으로 밝혀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그녀가 그날밤 술병을 열었다.' 라는 것이였는데, 

왜 뚜껑만 떨어져있고 테이블은 깨끗했던 것이였을까요?


누군가가 이 테이블에서 술을 마신뒤 깔끔하게 정리를 하고 가게를 나갔다라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왜 그 사람은 테이블을 정리하고 나갔던 것일까요?






이 뚜껑으로 한 줄기 실마리를 잡은 경찰들은 다시 사건 현장을 뒤지기 시작했고, 이번엔 커피숍 내실에 있는 장판 아래에서 차용증 8장을 발견하게 됩니다.
(차용증이란, 돈을 빌렸고 언제까지 갚겠다라는 사람 사이의 약속 종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전에 돈을 빌려줬다.'라는 소문이 있었는데 이 차용증이 발견되면서 그 소문이 기정사실화가 된 것이죠.

경찰은 이때 이씨가 살해당할 이유를 발견하게 됩니다.
범인들이 이 차용증의 존재를 알았고, 이를 빼앗기 위해 그녀를 고문했거나 살해했을 수 있겠죠.

이렇게 부산 온천동 커피숍 여주인 살인사건의 수사 방향이 잡히면서 경찰은 서둘러 이씨에게 돈을 빌린 채무자들 명단을 확보했고, 이를 기반으로 수사를 이어가다 유력한 용의자를 발견하게 됩니다.


 


사건 당일, 마침 3400만원이라는 거액의 돈을 이씨에게 갚기로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A씨였는데, 그녀는 커피숍 맞은 편에 거주하고 있던 30대 여성이였습니다.
생각해보면 거리상으로도 이 커피숍과 가까워 범행이 용의할 수도 있고, 현장에서 발견됐던 족적도 여성화였기 때문에 경찰들은 그녀에게 집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녀를 범인으로 단정할 만한 확증이 없었던 겁니다.
게다가 이 사건은 목격자가 없었기 때문에 '그녀가 커피숍에 들어갔다.' 라는 것을 목격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용의자 A씨가 사건이 발생하던 시각 무엇을 했을까 추적해 보니, 새벽쯤 누군가와 여러번 전화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됩니다.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연관짓기는 힘들었습니다.
결국 경찰은 진범을 밝혀내지 못한채 수사를 종료합니다. 

심지어 부산 온천동 커피숍 여주인 살인사건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였던 이 A씨는 몇년 후에 교통사고로 사망하게 되면서 이 사건은 정말 영원히 풀리지 않는 미제로 남게 되죠.





그렇게 15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게 됩니다. 
그러다가 최근 부산 경찰청 미제사건 수사팀이 이 사건에 대해 시민들의 제보를 다시 받는다고 전했습니다.
사실 시간이 지나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이미 지워진 사건이기 때문에 이제 기억하는 이가 별로 없을수도 있을텐데요.
미제사건 수사팀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하나씩 하나씩 단서를 되짚어볼 예정"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사소한 제보도 부산 온천동 커피숍 여주인 살인사건의 실마리가 될 수 있는 만큼, 혹여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도 관심 가져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이씨의 시신에 남아있던 54곳의 상처. 
부검에 따르면, 특히나 이 상처가 허벅지에서 많이 발견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허벅지를 관통하는 대동맥은 찌르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대동맥에 상처를 입게되면 허벅지 근육이 빠르게 수축하면서 칼을 빼기가 어려워진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범인은 무기를 다룰 줄 알고, 사람의 급소를 파악할 줄 아는. 더불어 증거까지 임멸할 줄 아는 경험이 있는 사람이 아닐까?하는 개인적인 생각도 드네요.

2001년대 초반 부산 온천동에서 벌어진 끔찍한 부산 온천동 커피숍 여주인 살인사건. 
아직까지 범인이 살아있다면,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 뻔뻔하게 돌아다니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루빨리 범인이 잡혀 억울하게 죽은 이씨의 한을 조금이라도 풀어줄 수 있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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